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영웅으로 떠오른 이승훈(22ㆍ한국체대)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4ㆍ자메이카).
빙판과 육상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눈에 띄는 공통점이 많다. 동계올림픽 1만m와 하계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 분모 외에도 신기록을 달성하는 페이스, 종목 변경 등 닮은꼴 인생을 살고 있다.
3번 만에, 5번 만에
이승훈과 볼트는 짧은 기간에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훈은 1만m를 딱 3번 뛰고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웠다. 지난해 12월 제64회 전국남녀빙상선수권대회 1만m에서 14분01초64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지난달 10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2010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3분21초04로 한국기록을 세웠다. 이승훈은 24일(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는 자신의 종전 기록을 20초 이상 앞당기는 12분58초5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불과 2개월만에 1분여를 앞당기는 폭발적인 레이스다.
볼트도 100m를 5번만 출전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2007년 7월 100m에 처음으로 출전해 10초03을 찍은 볼트는 1년도 지나지 않은 2008년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리복그랑프리대회에서 9초72를 기록했다. 볼트는 두 달 후 에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는 9초69, 2009년 8월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9초58로 자신의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바꿔나갔다.
종목 바꿔 인생역전
이승훈과 볼트 모두 주 종목을 바꿔 올림픽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2월 동계유니버시아드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해 3관왕에 올랐던 이승훈은 같은 해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승부수를 띄웠다.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을 선택한 것이다. '의지의 사나이' 이승훈은 지난해 7월부터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지 1년도 되지 않아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볼트의 주 종목은 200m. 2004년 200m에서 주니어선수로는 처음 20초 벽을 무너뜨리면서 주니어 세계기록(19초93)을 세웠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9초19로 세계 기록을 새로 썼다. 주니어때만 해도 볼트는 100m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2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훈련 차원에서 100m를 뛴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볼트의 주종목은 200m가 아닌 100m다.
노우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