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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과학+예술' 머리 쓰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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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과학+예술' 머리 쓰기 나름

입력
2010.02.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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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에서 포뮬러원(F1)과 같은 '자동차경주'를 펼친다고 상상해보자. 만약 참가자가 코스에서 조금이라도 삐끗한다면 '대형사고'가 불 보듯 뻔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선 '스피드 레이서'들이 시속 140km를 웃도는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위험천만한 코스에서도 경쟁을 즐길 수 있는 원동력은 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보호장비 덕분. 그 중에서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의 접목과 개성 첨가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헬멧의 세계'를 살펴봤다.

▲미세한 성능 차이에서 승부가 갈린다?

지난 20일 끝난 여자 스켈레톤 경기에서는 헬멧 논란이 야기됐다. 캐나다와 미국이 금메달을 차지한 영국의 아미 윌리엄스가 규정에 어긋나는 헬멧으로 우승했다고 항의한 것. 문제가 된 윌리엄스의 특수헬멧은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바람터널 시스템'을 통해서 검증된 것이다. 이 헬멧은 주로 F1이나 인디 레이싱 리그팀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제품이다. 헬멧 윗부분에 미세하게 솟은 등성이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스켈레톤 코치는 "우리는 2008년 비밀리에 개발된 '무기'를 밝힐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상이 없는 헬멧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결국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캐나다와 미국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종목별로 모양과 기능 천양지차

알파인 스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아이스하키 등의 겨울스포츠는 공식 연습에서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종목별로 특이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모양과 기능은 가지각색이다. 쇼트트랙은 봅슬레이, 스켈레톤에 비해 부상 위험이 비교적 적어 가벼운 헬멧을 착용한다. 보통 500g 정도의 쇼트트랙 헬멧은 다른 종목보다 무게가 절반에 불과하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스켈레톤과 루지의 경우 봅슬레이 선수용 헬멧보다 작고 가벼운 게 특징. 소재도 다양하다.

아이스하키 골리의 헬멧은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퍽의 충격을 막아내야 하기에 방탄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케블라로 만들어졌다. 알파인 스키용 헬멧은 머리의 온도를 따뜻하게 하는 기능은 물론이고 쌩쌩 불어오는 찬바람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분출구까지 있다.

▲개성과 상징성의 결정체

헬멧은 단순한 보호장비가 아니다. 선수들은 헬멧을 통해서 자신의 색깔과 상징성을 표현한다. 미국의 알파인 스키 스타인 린지 본은 자신이 밴쿠버올림픽에서 착용할 헬멧을 공모했다. 프로 디자이너 등이 대거 참가했지만 본은 화염 모양이 돋보인 한 아마추어 기계공이 제작한 헬멧을 선택했다. 바이크 헬멧 전문제작업체인 KBC는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에게 제공한 헬멧을 만들기 위해 상징적인 디자인 작업 등을 포함해 1,00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했다.

이외 스위스의 '괴짜 스키어' 디디에 쿠체는 자국에서 밴쿠버까지의 여정을 지도로 새긴 헬멧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또 캐나다 스켈레톤 대표인 제프 페인은 미국의 짐 셔가 독수리 문양의 헬멧을 쓰자 이에 질세라 자국의 상징 동물인 비버 헬멧을 제작해 사용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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