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도시로부터…' 국내 초연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이 대표작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사진)'를 들고 3년 만에 다시 온다. '몽환극'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작품을 한국 초연한다. 몽환적 내용과 격정적 무대로 일본 연극의 흐름을 엿보게 한다.
신주쿠양산박은 현대 일본 미학의 정수를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는 극단. 이 작품과 흡혈희''인어 전설'은 이 극단의 3대 레퍼토리로 꼽힌다.
원인 모를 복통을 앓고 있는 남자가 있다.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대에 오른 남자는 환상 속에서 복통의 원인을 알게 된다. 함께 태어날 운명이었던 여동생이 남기고 간 머리카락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취가 덜 풀린 그의 앞에 그 여동생이 나타나 함께 살자며 좇아 온다. 그러나 맨정신으로 돌아온 순간, 그녀는 사라지고 머리카락만 남는다.
이란성 쌍둥이 중 하나가 죽었을 때 다른 한 명에게 일어나는, 이른바 '쌍둥이 소실 증후군'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1993년 초연 이래 프랑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공연, 독특한 일본적 정서를 서양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초연 직후 일본문화청의 예술제상을 받는 등 일본 안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소설 '사가와 군으로부터의 편지'로 아쿠타가와상을 탔던 일본 작가 가라 주로의 원작을 재일동포 연극인 김수진이 연출한다. 가부키 등 일본 무대예술의 전통 위에 시각적 효과를 추구한 환상적 표현을 덧입히는 재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극단 측은 "가라 주로와 신주쿠양산박의 독특한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무대"라고 설명한다.
이번 공연에는 신주쿠양산박 배우 18명에, 한국 배우 2명이 단역으로 출연한다. 3월 11~20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352-0766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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