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던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노메달의 위기에 몰렸다. '슈퍼스타 딜레마'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캐나다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수 아래의 스위스를 연장 접전 끝에 3-2로 간신히 이겼지만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숙적 미국에 3-5의 뼈아픈 패배를 당해 8강 직행에 실패했다.
캐나다 대표팀은 전원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올스타급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오히려 슈퍼스타의 '이름 값'에 발목이 잡히는 분위기다.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공격수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와 수문장 마틴 브로더(뉴저지)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은 캐나다의 '슈퍼스타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제 2의 웨인 그레츠키'로 불리는 크로스비를 공격의 중심으로 삼으려했지만 성과는 기대이하다.
크로스비는 스위스전에 릭 내시(콜럼부스), 제롬 이긴라(캘거리)와 한 조를 이뤘다. 그러나 '크로스비 라인'은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마이크 밥콕 캐나다 감독은 미국전에 이긴라 대신 마이크 리처즈(필라델피아)를 크로스비의 파트너로 삼았다. 크로스비는 3피리어드에 한 골을 넣었지만 캐나다는 '크로스비 라인'이 빙판에 섰을 때 세 골이나 허용했다. 수비력에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낸 것이다.
밥콕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열리는 독일과의 8강 플레이오프전에 크로스비와 이긴라, 에릭 스탈(캐롤라인)을 한 조에 편성시킬 계획이다. 부진한'국민 스타'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브로더는 NHL 역대 골리 정규리그 최다승(557)과 최다 완봉(118)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캐나다 하키 플레이스가 홈 링크인 로베르토 루옹고(밴쿠버)가 노르웨이전(8-0)에서 완봉을 기록했지만 밥콕 감독은 스위스전에 이어 미국전에 브로더를 내세웠다.'살아있는 전설'의 경험을 높이 평가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브로더는 미국전에서 실책성 플레이로 3골을 내주며 패배의 원흉으로 몰렸다.
캐나다는 독일전에 루옹고를 선발 출전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승리할 경우 26일 러시아와의 8강전 선발 골리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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