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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용자에 IPTV 완전 개방/ 앱스토어가 TV속으로… '미디어 빅뱅'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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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용자에 IPTV 완전 개방/ 앱스토어가 TV속으로… '미디어 빅뱅' 2탄

입력
2010.02.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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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인터넷TV(IPTV)인 '쿡TV'를 이용자에게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애플이 만든 스마트폰용 온라인 장터인 '아이폰'처럼 이용자들이 각종 콘텐츠를 개발해 IPTV에 공개한 뒤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KT는 23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IPTV를 이용자에게 개방하는 내용의 '쿡TV 오픈 서비스' 정책을 발표했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이 자리에서 "쿡TV를 콘텐츠 개발자들이 활약하는 무대로 개방하겠다"며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고 국가 경제가 미래의 활로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이용자들이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쿡TV에 방송 채널을 개설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이용자들이 만든 주문형 비디오(VOD)와 이용자제작콘텐츠(UCC)도 IPTV에 올린 뒤 사고 팔 수 있도록 한다. 이 회장은 "IPTV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만큼 TV가 아닌 컴퓨터"라고 정의한 뒤 "이용자들이 길거리 공연 등을 촬영해 IPTV에 올리면 얼마든지 홍보용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연말쯤 TV용 앱스토어를 개설할 예정이다. 즉, 이용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TV 앱스토어에 올려 놓고 사고 파는 것이다. 판매 수익은 KT(30%)와 이용자(70%)가 나눠 갖게 된다.

이를 위해 KT는 이용자들이 쿡TV에 맞춰 각종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규격과 개발 도구를 4월과 7월에 각각 공개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기존 콘텐츠 개발업체뿐 아니라 개인 개발자들도 개발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는 다양한 콘텐츠와 응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고, KT는 콘텐츠 확보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KT는 IPTV와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전화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도 IP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기 연결 작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KT는 3분기에 다른 디지털 기기에서도 IPTV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IPTV는 반드시 스마트폰과 연결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IPTV에 올리는 내용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 '쿡TV 오픈 서비스' 이루어지면

#. 미술대생인 K씨는 방학 동안 컴퓨터로 어린이용 그림 동화책을 만들었다. 예전 같으면 판매를 위해 출판사를 찾아 다녀야 했지만 이제 TV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K씨는 KT의 인터넷TV(IPTV)인 ‘쿡TV’에 접속해 일종의 TV 장터인‘TV 앱스토어’에 그림 동화책 파일을 올려 놓았다. 잠시 후 주부들이 K씨가 만든 그림 동화책을 구입했고, K씨는 집에 앉아서 그림 동화책의 판매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KT가 22일 발표한 개방형 IPTV인 ‘쿡TV 오픈 서비스’를 상상해 본 내용이다. 쿡TV 오픈 서비스는 IPTV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KT의 허가를 받아 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만 IPTV용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었으나 이제 누구나 자유롭게 IPTV용 콘텐츠를 만들어 TV로 팔 수 있다는 뜻이다. KT에서는 이를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미디어 빅뱅으로 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연말에 문을 열 예정인 TV 앱스토어다. TV 앱스토어는 애플의 ‘아이폰’용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와 같은 형태. TV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각종 콘텐츠들을 자유롭게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려 놓으면 이를 이용자들이 구매한다. 사고 파는 과정이 TV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애플의 앱스토어와 다른 점이다. TV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경우 수익의 70%는 개발자, 30%는 KT가 가져간다. 서종렬 KT 미디어본부장은 “일부 법적 규제 상품을 제외하고 누구나 TV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상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과거처럼 기업과 이용자뿐 아니라 이용자와 이용자가 직접 판매와 구매가 가능한 소비자 대 소비자(C2C)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송 채널도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다. 기존에는 쿡TV에 방송 채널을 개설하려면 KT에서 실시하는 3개월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 또는 신고한 IPTV 콘텐츠 사업자면 누구나 쿡TV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

돈을 받는 유료 채널도 운영할 수 있다. 서 본부장은 “900번대의 채널을 영화, 스포츠, 음악 등 분야별로 구분해 이용자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라며 “유료 채널의 경우 수신료의 60%를 채널 개설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문형 비디오(VOD)도 누구나 올릴 수 있다. 이용자들은 동영상 파일, 비디오테이프, DVD 등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내용을 IPTV용 파일(h.264)형태로 변환해 쿡TV를 통해 내보낼 수 있다. 변환 작업도 KT에서 대신 해주며, 콘텐츠 제공자가 원하면 팔 수도 있다. 판매금의 40~60%는 콘텐츠 제공자에게 주고, 극장이나 인터넷에서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VOD는 판매금의 70%까지 준다.

쿡TV 오픈 서비스에 참여해 거래를 하고 싶으면 홈페이지(tv.qook.co.kr)에 마련한 ‘오픈샵’메뉴를 통해 서비스 등록을 하면 된다. 심사 절차나 비용은 없다. 방송 채널을 개설하려면 소정의 서류를 제출하고, VOD 제공은 전자계약서에서 동의하면 된다.

이를 통해 KT는 IPTV용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서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이 함께 발전하는 IT 생태계 형성도 꿈꾸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쿡TV의 오픈 서비스가 활성화하려면 대기업, 중소기업의 협력이 절대적”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을 끌만한 기회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KT "IT산업 동반 성장할 것"

KT는 오픈 IPTV 참여 개발자들을 위한 혜택도 다양하게 지원한다.

응용 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콘텐츠 개발자와 이용자의 상생은 물론,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컨버전스)을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산업 전체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KT는 먼저 자사의 인터넷 TV인 ‘쿡TV’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개발자 등록을 마치면 누구나 공개된 프로그램 개발도구(SDK)를 이용해 오픈 IPTV용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판매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KT는 또 쿡TV 웹사이트와 연계시켜 오픈 IPTV 개발자 전용 게시판을 올해 4분기부터 운용, 등록된 어플리케이션의 진행 및 판매, 정산 현황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개발자들이 직접 만든 어플리케이션과 각종 콘텐츠에 대한 안정성 및 유해성을 검증할 수 있는 사전 필터링과 사후 검토 시스템, 시청연령 제한 시스템도 마련된다.

KT는 또 주문형비디오(VOD) 분야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이 제공한 콘텐츠와 관련, 저작권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법률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심의 센터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마케팅 거래 활성화를 위해 우수 판매자에 대한 특별 지원(노출 빈도 확대 및 수수료 할인 등)과 우수 고객 할인 서비스(특별쿠폰 제공 등)도 병행할 계획이다.

‘트위터’ 열풍과 함께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킹(SNS)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사진만 가능한 업로드 콘텐츠를 동영상까지 확대(6월) 제공하고, 9월부터는 수용자가 참여하는 쌍방향 영상 제작 기능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오픈 IPTV 개발자들을 위한 KT의 지원 혜택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작 환경이 열악한 영세 콘텐츠 사업자들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미디어제작지원 센터를 만들고 향후 300억원의 콘텐츠 펀드도 조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책임 있는 개방형 오픈 IPTV 서비스로 양질의 콘텐츠가 IPTV를 통해 더 넓게 유통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돕게 될 것”이라며 “이 서비스를 통해 모든 아이디어가 모여 기회의 창이 열리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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