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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의 밴쿠버 그래피] 김연아 언론 노출 꺼려 코치가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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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의 밴쿠버 그래피] 김연아 언론 노출 꺼려 코치가 바빠

입력
2010.02.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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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20)는 밴쿠버 도착 후 언론과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공식 연습 때도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준비한 말만 할 뿐 질문을 일절 받지 않더니 쇼트프로그램 하루 전인 23일(한국시간)에는 그마저도 생략하고 퍼시픽 콜리시엄을 떠났습니다. 부담스러운 주위의 관심에서 한 발짝 벗어나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거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바빠졌습니다. 연습 후 믹스트존에는 오서 코치를 앞에 두고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립니다. 일일이 질문을 다 받다 보니 코치 인터뷰로는 이례적으로 10분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김연아의 심리적 부담은 어느 정도냐", "이 같은 부담이 경기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하는가" 등. 그때마다 오서 코치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모범답안'이 따로 없는 심심한 답변이지만, 23일 인터뷰에는 울림을 줄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더군요. "김연아는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피겨를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얼음 위에 서는 겁니다."

김연아의 안무를 담당하는 데이비드 윌슨은 오서 코치의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라면 누구나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김연아가 팬과 가족,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연기하길 바랍니다. 이번 올림픽이 김연아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지금의 김연아가 있기까지 주위 사람들의 숨은 도움이 많았겠죠. 팬들의 열렬한 지지도 '피겨퀸'을 만들어낸 밑거름이겠고요. 하지만 은반 위의 주인공은 오로지 한 명, 김연아 자신뿐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밟는 올림픽, 김연아가 김연아를 위한 김연아의 연기를 펼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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