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이라크 주둔 미군의 완전철수 계획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미군측의 예고가 나왔다.
레이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은 22일 미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초 이라크 총선 이후 정치적 혼란 상태가 야기될 경우 미군의 출구 전략을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을 위해 '플랜 B(비상 계획)'를 가지고 있다"며 "이 전략에 대해 이번 워싱턴 방문길에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오디어노 사령관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철군을 늦출 만한 징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7년전 사담 후세인 정권의 '대량 살상 무기'를 찾겠다고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은 현재 9만6,000만명이 이라크에 주둔 중이며 올해 8월 31일까지 전투병 4만6,000명 가량이 철군한다. 나머지 5만명도 이라크 보안군을 훈련시킨 뒤 내년 말까지 완전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자살 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등 치안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다음 달 열리는 이라크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혼란이 야기 될 수 있어 미군이 별도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 놓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철군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이라크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될 때만 비상계획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이어 "현재로서는 계획을 변경할 만한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오디어노 사령관의 발언과 전체적인 맥락은 같았지만, 결국 변수는 "예정대로"상황이 전개될지 여부다. 현재로서는 미군의 이라크 철수 현실화 여부는 다음 달 이라크 총선 이후 상황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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