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일로 취임 만 2년을 맞는다. 5년 임기 중 전반부를 마무리하고 중ㆍ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전반부 2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50% 대에 근접하는 국정지지도로 나타나고 있다. 출범 직후 70~80% 대에 이르렀던 지지도가 '강부자' '고소영'으로 대변되는 편중인사 논란에 광우병 촛불시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10%대까지 추락했다가 이만큼 회복됐으니 이 대통령으로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다. 그러나 국민의 반 이상이 여전히 지지하지 않거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현실은 임기 3년 차를 시작하는 이 대통령이 각오와 다짐을 새로이 해야 함을 일깨운다.
집권 1년 차 후반에 닥친 미국 발 금융위기는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구호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 큰 시련이었다. 747 공약의 실천은커녕 당장 제2의 외환위기를 막는 것이 발등의 불이었다. 그러나 재정확대 정책을 앞세운 발 빠른 대처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금융위기에서 빠져 나옴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위기대응 역량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올해는 5%대 성장까지 내다보게 돼 국민들의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만 실업률이 증가일로 추세여서 고용정책에 획기적 전환이 없다면 경제위기 탈출 성과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이 대통령의 활약은 국제적 위상 제고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협력 틀인 G20 정상회의에서 일정한 역할 공간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G20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유치했다. 11월 G20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격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과 국제평화유지활동(PKO) 참여법 제정 등은 기여 외교의 토대를 구축한 성과다.
미국에 진보 성향의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명박 정부와의 코드 불일치에 따른 한미관계 갈등 심화 우려를 씻은 것도 평가할 만하다. 역대 최상이라는 일부의 평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양국 정부간 마찰이 잦아든 것은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대북정책이다. 비핵개방 3000공약과 그랜드 바겐을 내세워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긴장 고조로 일관하던 북한이 최근 대화공세로 전환한 것을 두고 남북관계의 새 패러다임 구축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남북관계 변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의 지난 2년 국정 운영에서 최대 문제는 소통ㆍ국민 통합 노력의 부족에서 찾아야 한다. 6개월 가까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 논란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는 이 대통령의 향후 3년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국민통합의 대의와 거리가 먼 코드 인사 및 배제의 정치, 법치와 민주주의 위기 논란 등도 이명박 정부 지난 2년의 그림자였다. 그동안의 성과만 바라보지 말고 이같은 그림자들을 돌아보며 소통과 화합의 국정을 펴나가야 한다. 집권 3년차 이후 흔히 발생하는 국정 운영상의 각종 문제나 공직 비리 예방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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