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독립성 논란까지 일으키며, 지난달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했던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이 당시 회의에서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허 차관은 “정부 정책과 통화정책 간의 조화 필요성을 생각할 때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해 정책협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회복을 공고화하려면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가계 부담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선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장기고정금리 대출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조기에 천천히 올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리 인상 시점과 폭에 대한 한 금통위원의 질문에, 한은은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때에는 점차 소폭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제여건 개선추세를 감안할 때 인상 시점은 조기화하되 점진적으로 소폭 인상하는 방안이 경제의 변동성을 축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결정됐지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위원이 경제가 빨리 회복되는데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도 확인됐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