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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스키점프 전국체전 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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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스키점프 전국체전 포함을…"

입력
2010.02.2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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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관심이 어깨를 짓누른 탓일까.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그 거 왜 해"라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날고 또 날았다. 아니, 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적 기대치는 한 없이 높아만 갔다. 처음 느껴보는 관심에 기뻤지만 부담이 아니었다면 거짓말일 터. 단체전 출전이 좌절된 가운데 개인전 노멀힐(K-95)과 라지힐(K-125)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죄송한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하지만 할 말은 하고 싶었다. "스키점프를 해보겠다는 꿈나무들을 가르칠 지도자가 없어요." 22일(한국시간) 스키점프 선수단의 합동 인터뷰 자리에서다.

대표팀 김흥수 코치는 이날 밴쿠버 코리아하우스에서 최흥철, 최용직, 김현기(이상 하이원)와 인터뷰를 갖고 "좋은 성적으로 이 자리에 섰으면 좋았을 텐데 실망시켜서 죄송하고 감사 드린다"며 어렵게 운을 뗐다. 김 코치는 "열심히 준비했고 컨디션도 좋았다"면서도 "올림픽에 와서 점프대 첫 훈련을 했는데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땅만 쳐다봤다. 하지만 불모지나 다름 없는 스키점프의 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대표팀 맏형 최흥철은 "영화가 성공한 뒤 스키점프를 해보겠다는 꿈나무들은 많은 데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고 한 뒤 긴 한숨을 토해냈다. 실제로 김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운동했던 스키점프 1세대로 선수들과 1∼3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국내에서는 선수조차 찾기 힘든 게 사실.

더 이상 영화의 '픽션(fiction)'에 젖어 있기 보단 현실 속 '팩트(fact)'에 집중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 놓기도 했다. 김현기와 최용직은 "스키점프의 저변이 확대되기 위해선 전국동계체전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체전 종목이 돼야 그나마 코치도 늘고 일선 학교나 실업팀 등의 지원도 뒤따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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