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사진) 대법원장은 22일 "법관은 어떠한 정치권력이나 압력, 일시적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양심에 따라 판결하되, 그 양심은 사회의 일반적 상식과 동떨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판결논란과 관련, 법관은 외부의 압력에 대해 독립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체계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법관 89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는 기준을 법관의 양심으로 포장하는 것은 개인의 독단적 소신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선 법관으로서 합리적인 판결을 당부했다.
그는 "다른 법관들이 납득할 수 없는 유별난 법관 개인의 독단을 양심이라 할 수 없다"며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가며 보편타당성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은 외부의 '합리성을 잃은 지나친 비판'이나 '한 쪽에 기울어버린 감정적 호소'에 굴복해서도 안 된다며 재판의 독립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의 역사와 최근의 상황에서 법관의 완전한 재판상 독립을 지켜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재판과 관련해 부당한 것이라면 무엇이건 단호하게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신임법관은 지난달 13일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원 39기로, 경찰 공인회계사 세무공무원 등 다양한 경력자들이 포함됐다. 법무관 전역자 52명의 신임법관 임명식은 4월 1일 열린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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