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가 올해로 90년을 맞았다. 해마다 많은 문학 지망생들이 신춘문예 당선작을 소개하는 새해 첫날 신문을 보며 희노애락을 느낀다. 요즘은 꼭 신춘문예가 아니어도 등단 경로가 다양해졌지만, 문학 청년들은 여전히 신춘문예의 꿈으로 불면을 밤을 보낸다.
KBS 1TV가 23일 밤 12시 40분 방송하는 '낭독의 발견'은 올해 신춘문예로 등단한 세 시인을 초대해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만섭 성은주 김성태씨가 출연한다.
시 '직선의 방식'으로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만섭씨는 올해 57세. 늦어도 한참 늦은 등단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서 그동안 단 한 번도 "시를 쓴다"고 당당히 말하지 못했다는 그에게 시는 아픔인 동시에 애틋함이기도 했다. 시는 그의 삶을 지탱해 준 존재 이유였다.
할머니와 어머니를 연이어 잃은 상실감을 시로 달래던 성은주씨는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폴터가이스트'로 당선됐다. 녹화 현장에서 그는 문학과 결혼하겠다는 비장한 포부 때문에 벌어진 엉뚱한 소동을 소개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성태씨는 공익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시 '검은 구두'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그는 "죽마고우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바치는 레퀴엠(진혼곡)"이라는 이 시의 아픈 사연을 소개한다.
세 사람은 신춘문예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에 대해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평균 세 번의 신춘문예 도전 끝에 등단에 성공할 수 있었던 자신들의 당선 비결도 공개한다.
이들은 등단 시 외에 서정주의 '나의 시', 기형도의 '밤길',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등 각자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시들을 낭독한다. 자신들의 신작 시도 선보인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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