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란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란 그림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도 그 시도 중 하나입니다."
모르테자 솔탄푸르(48) 주한 이란대사관 참사관은 22일 자신이 번역한 이란 그림책 <블루 피플> (큰나 발행)을 소개하며 한국어로 이같이 말했다. 블루>
이란의 유명 그림책 작가 화리데 칼라트바리가 쓴 이 책은 소녀의 외로움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철학 동화로, 샤갈의 그림 수십 점을 삽화 대신 오려 붙인 것이 특징이다. 표지의 '파란집'부터 '검은 장갑을 낀 피앙세' 등 유명한 작품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는 "한국어 문법도 어려웠지만 양국의 문화도 잘 이해해야만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를테면 이란은 학교에 운동장이 없고 마당이 있는데, 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학교 운동장이라고 써야 했다는 것.
이 책 번역은 그가 한국과 맺은 끈끈한 인연의 결과물이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한반도와 인연을 맺었다. 1986년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조선어를 전공했고, 20년 전부터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해왔다.
2001년에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변동과 한국 근대소설의 흐름'이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연세대에서 국문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솔탄푸르 참사관은 "이란 사람들은 평화와 희망을 나타내는 파란색을 좋아한다"면서 "이슬람교 예배당인 모스크의 돔도 푸른색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이란은 절대 다른 나라와 싸우지 않는다.
공원이나 거리를 보면 장군이나 지도자보다 시인이나 소설가, 예술가들을 기리는 탑이 많은 문화의 나라"라고 설명했다. 그가 <블루 피플> 을 번역하게 된 것도 이런 이란인의 문화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블루>
그는 한국의 경제위기 관련 서적을 이란어로 번역해서 현지 출간한 적이 있지만 이란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은 그 나라의 사람과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는 좋은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시간을 내서 양국의 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싶어요."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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