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이스하키 '드림팀'의 자존심이 안방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캐나다는 22일(한국시간) 캐나다 하키 플레이스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숙적 미국에 3-5로 패했다.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에서 미국에 패하기는 1960년 스쿼밸리 대회 이후 50년 만이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스캇 니더마이어(애너하임) 등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톱스타들로 점철된 캐나다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승패는 양팀 골리의 활약에서 갈렸다.
캐나다는 슈팅 수에서 45-22로 앞서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를 지배했지만 42세이브를 기록한 미국 골리 라이언 밀러(버팔로)의 신들린 선방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반면 NHL 정규리그 통산 최다승(559)을 자랑하는 캐나다 수문장 마틴 브로더(뉴저지)는 경기 시작 41초 만에 골을 허용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브라이언 라팔스키(디트로이트)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캐나다의 맹공에 고전했다. 미국은 8분53초에 에릭 스탈(캐롤라이나)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22초 후 라팔스키의 슬랩 샷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승부는 미국이 3-2로 앞선 채 시작한 3피리어드에서 갈렸다. 미국은 7분9초에 얻은 파워 플레이(상대의 벌퇴로 맞은 수적 우세) 기회에서 제이미 랭긴브러너 (뉴저지)의 득점으로 4-2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미국의 육탄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하던 캐나다는 16분 51초에 크로스비의 만회골로 3-4로 따라 붙었다. 캐나다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골리 대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오히려 라이언 케슬러(밴쿠버)에 쐐기골을 내주고 주저 앉았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스위스를 3-2로 간신히 이긴 캐나다는 미국에 패배하며 '아이스하키 종주국'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 미국이 3전 전승으로 8강전에 직행한 반면 캐나다는 조별리그 최종 순위에 따라 8강 진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B조에서는 러시아가 체코를 4-2로, C조에서는 스웨덴이 핀란드를 3-0으로 각각 물리치고 조 수위를 차지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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