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결혼식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 서울 강남 165.28㎡ 규모 결혼식장에 19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1시간 정도 예식이 진행되면 난방 및 전기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략 9㎏. 청첩장400장을 만드는 데도 1㎏가 나온다.
무엇보다 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것은 차량과 비행기 이용에 따른 석유 사용이다. 하객 180명이 지하철을 이용하고(10㎞기준), 10명은 승용차를 이용한다(7㎞ 기준)고 가정하면 139kg, 신혼부부가 싱가포르(5,334㎞)행 비행기를 타면 무려 2,347㎏이 배출된다.
이를 합치면 대략 2,745㎏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인데, 1인당 1일 생활 이산화탄소 배출량(12.5㎏)에 비해 200배가 넘는 수치다. 나무 60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한 그루 당 5.6㎏)와 맞먹는다.
20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병철(41) 김윤선(35)씨 부부는 이 같은 탄소배출량에 대한 비용을 자발적으로 지불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해당 이산화탄소량 만큼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탄소중립 인증마크를 받은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 열린 '탄소중립 결혼식'인 셈이다.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1톤당 5,000원 가량. 부부가 이산화탄소 2,347㎏에 대해 지불한 비용은 1만3,726원이다. 신씨는 "구매액이 예상보다 많지는 않지만, 나부터 탄소배출 절감 노력을 시작하자는 뜻에서 지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2008년말 국내 최초로 온라인경매를 통해 남동발전의 탄소배출권을 유럽에 판매했으며 현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탄소배출권거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윤선씨도 "주부들이 세제사용, 난방비절약 등 가정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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