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주식 거래 지형을 바꾸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열풍’ 수준으로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시스템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KB투자증권이 지난달 말 내놓은 아이폰용 주식조회 프로그램을 내려 받은 고객이 이날 현재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 미래에셋의 경우는 지난 10일부터 아이폰 주식 거래 시스템을 가동했는데, 거래일 기준으로 5일만인 17일 현재 거래 규모(누적 기준)가 10억원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장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단말기는 성능이 떨어져 지난해 MTS 거래규모(67조원)으로 전체의 1.69%에 불과했으나, 올 연말에는 10% 수준까지 올라가고 5년 후에는 30%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이 MTS 시장을 깨울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증권업계의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ㆍKB투자 증권이 업계 최초로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SKㆍ동양종금증권 등도 이달 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비스 개시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ㆍ현대 등은 입도선매(立稻先賣) 전략을 펴고 있다. 매월 500만~2,500만원 이상의 주식거래를 유지하면, 고가의 스마트폰을 무료로 지급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한시적으로 스마트폰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당근을 내거는 증권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 사이에서는 HTS보다 최고 13배 가량 더 높은 수수료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MTS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10~0.198%로, 일반적인 HTS 수수료(최저 0.015%)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많이 든데다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아 수수료가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 수수료도 자연스레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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