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와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창의와 자율적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구본무(사진) LG그룹 회장이 22일 취임 15주년에 앞서 강조한 말이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맏손자인 구 회장은 1995년 2월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해 15년 동안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했다.
94년 당시 매출 30조원이던 LG그룹은 지난해 매출 125조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수출도 148억달러에서 460억달러로 3배 이상, 시가총액은 6조8,000억원에서 73조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LG의 비약적인 성장 배경에는 구 회장이 주도한 경영혁신이 큰 역할을 했다.
전자ㆍ화학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과 더불어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 그는 취임 직전인 95년 1월에 사명을 럭키금성에서 LG로 교체하고 회사 이미지(CI) 변경 작업을 주도했다.
사명과 CI 변경을 통해 럭키, 금성사, 럭키금성상사 등 일관성이 없던 계열사 명칭을 통일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다졌고, 글로벌 강자를 겨냥한 장기 목표 또한 새로 다듬었다.
구 회장은 그룹 이미지뿐 아니라 형태까지 바꾸는 실질적 변화를 추구했다. 그는 2003년 대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덕분에 계열사의 전문성이 강화됐다. 99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를 시작으로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등을 잇따라 분리한 뒤 사업 영역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에 집중했다.
이후 LG그룹은 TV 부문 세계 2위, 휴대폰 세계 3위, LCD패널 판매량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LG전자 매출은 94년 5조원에서 지난해 56조원으로 10배이상 뛰었다. 화학 사업도 2차 전지가 세계 3위, 편광판 세계 1위로 도약했다.
덕분에 LG화학,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생명과학 등 화학 부문 매출도 94년 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0조원이 됐다. 여기 그치지 않고 LG그룹은 유ㆍ무선통신결합 서비스,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녹색 사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구 회장의 경영 이념인 'LG웨이'가 있다. 그는 취임 10주년을 맞은 2005년에'정도경영'과 '일등 LG'를 강조한 LG웨이를 선포했다. 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 이념을 실천해 일등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담고 있다.
해외 매출 100조원 도전
올해 LG그룹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한다. 매출 135조원 가운데 75%를 해외에서 올려 사상 최초로 해외 매출 100조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그만큼 과제도 많다. 해외 매출을 올리려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과 중국, 인도, 러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두루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더불어 LCD, 생활가전, 석유화학 등에서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드는 중국 기업들의 도전도 뿌리쳐야 한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시장이 크고 성장성이 높은 미국, 영국, 인도,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5개 전략 국가를 선정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및 폴란드 공장 생산량을 늘려 현지화를 강화하고, LG전자와 LG화학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해 품질 차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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