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석 지음 / 보리 발행ㆍ전 2권ㆍ각 권 1만1,000원
학습만화책이 범람하는 가운데 오랜만에 보는 뚝심있는 명랑만화책이다. '착한 어린이 잡지'로 불리는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된 동명 만화를 묶었다.
고전소설 속에서 도술을 부리던 전우치가 만약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작가는 조선 선조 때 살았다는 전우치를 유치원생 석이의 친구로 등장시켜 흥미롭게 그린다. 학을 타고 호랑이를 거느리는 전우치는 여전히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그림 속 풍경은 현재와 미래, 미지의 세계를 아우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각 회마다 등장하는 악당들도 개성만점이다. 입냄새를 풍기는 꽃, 장난감가게 주인으로 둔갑한 여우, 그림을 먹어치우는 벌레까지, 저마다 정감이 가고 귀여운 캐릭터들이다. 그림은 이들의 특징을 잘 살린 외모와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큰 웃음을 준다.
책을 좋아하는 전우치, 감기 걸린 전우치 등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가 재치있게 전개 되는 가운데, 전우치가 석이와 가꿔가는 우정은 가슴 찡하도록 따뜻하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에게 권할 만한 만화책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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