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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국가 격돌은 밴쿠버의 색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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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국가 격돌은 밴쿠버의 색다른 재미"

입력
2010.02.2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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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자국 선수의 금메달 획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우리 국민만은 아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9일 인터넷 기사를 통해 13일 개막한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현실정치의 라이벌 국가들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특히 23일 시작하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한-일 간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로 소개했다. FP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와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이 걸려 있어 양국은 오래된 라이벌"이라고 언급했다. 이 잡지는 양 선수에 대해 "20일 차이로 태어난 두 선수는 평생을 경쟁해 왔다"면서 "김 선수의 우승이 더 유력하지만 마오가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다면 이변을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역시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맞붙었다. 그리스 측이 마케도니아는 역사적으로 그리스의 유산이라며 이를 국명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마케도니아에 요구하면서 양국은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그리스가 2008년 마케도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까지 저지하면서 이들의 날카로운 대립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여자 크로스 컨트리에서 양국이 경쟁한 결과 그리스가 승리했다. 하지만 그리스 역시 그다지 자랑스러워할 처지는 아니다. 그리스는 73위, 마케도니아는 77위의 저조한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만난 또 다른 앙숙은 2008년 전쟁을 치른 러시아와 그루지야다. 다행히 이들은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은 아이스 댄싱에서 맞붙는데 러시아에서는 드미트리 솔로비예프, 예카데리나 보브로바 등 세 커플이 출전하며 그루지야에서는 한 팀이 나선다.

FP는 이 밖에도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500미터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에 대해서는북핵 6자회담의 축소판이라고 소개했다.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가한 이 대회에서 러시아 대표를 제외한 다섯 국가 대표들이 모두 10위 안에 들며 선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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