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재할인율을 인상,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돈줄을 죄는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등 19일 국내 금융시장도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으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출구전략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일반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 줄 때 적용하는 재할인율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재할인율 인상이 통상 기준금리 인상의 직전 단계로 인식되고, 벤 버냉키 FRB의장이 재할인율 인상을 시사한지 불과 8일만에 나온 조치인 만큼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출구전략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FRB 조치 이후 열린 국내 금융시장은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1,150.50원)보다 9.90원 오른 1,160.40원으로 마감, 11일 이후 8일만에 1,160원대를 넘어섰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4.77%를 기록했다. 두바이홀딩스 부도설 등의 악재가 겹치기는 했으나, 코스피지수도 1,600선이 무너지며 전날보다 1.68% 떨어진 1,593.90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이번 조치가 기준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이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채권전문 투자기업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이 통화정책의 긴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연방기금 금리나 지급준비율 등의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톰 피트패트릭 전략담당 이사도 "이미 예고된 것으로 통화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연내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FRB의 조치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많다. 지난달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간 '조기 인상'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날 오전 한때 시장에 '3월 인상설'이 유포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신빙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유럽 재정위기 등 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은이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낮다"고 진단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의 연구원도 "FRB의 재할인율 인상에도 불구, 한은이 다음 달에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적어도 이번 상반기에 금리인상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손재언기자 chia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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