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IA리스트 오른 파키스탄인, 국내 탈레반 조직 결성 시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IA리스트 오른 파키스탄인, 국내 탈레반 조직 결성 시도

입력
2010.02.21 23:08
0 0

국내에서 10년 가까이 암약하며 이슬람 무장 반군 단체인 탈레반 조직 결성을 기도한 혐의로 파키스탄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제테러분자 리스트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파키스탄인은 국내 이슬람사원에서 성직자로 있으면서 외국인 신도들에게 극단주의적 종교 사상 주입을 통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앞둔 한국이 국제 테러 위험에 노출된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동생의 여권을 위조해 2003년 8월부터 최근까지 한국과 파키스탄을 17차례 오간 파키스탄인 A(36)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불법 출ㆍ입국보다 더한 충격적 혐의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2003년 8월 입국 이후 지방의 한 이슬람사원에서 성직자로 활동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등 신자들을 대상으로 탈레반 조직 결성을 꾀하고, 국내의 미군 관련 정보 수집을 한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 A씨가 주변 파키스탄인들에게 "우즈베키스탄 신자 30여명을 탈레반으로 교육시켰다" "추종 세력에게 스파이 활동을 시키고 있다" "한국형 탈레반 구축 의도를 가지고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을 참고인 조사에서 확인했다.

경찰은 아울러 지난해 5월 "한국에서 탈레반을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입국했으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탈레반에 서약했다"는 A씨 발언이 녹음된 통화 내용도 확보했다. 경찰이 입수한 A씨의 미공개 자서전에는 지하드(성전ㆍ聖戰) 등에 참여하라는 선동과 탈레반 지도자들을 찬양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 한국을 찾은 2001년 9월부터 약 2년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경남 진해시, 서울 이태원동 등지의 국내 미군기지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으며 2003년 6월 한국에서 추방된 뒤 탈레반 지도자 모바라크 알리에게 보고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현재는 탈레반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가족과 함께 조용히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의 중간 간부 이상으로 보이며 CIA 리스트에도 올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8일 A씨의 집과 이슬람사원 내 집무실, 교육관, 학생 숙소 등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A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