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9세의 세계적인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개인전이 24일부터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서 열린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꽃과 모성을 주제로 작업한 드로잉 24점을 모은 전시로, 조각도 3점 나온다.
프랑스 출신인 브루주아는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여성 최초로 회고전을 열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에는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한 증오,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깔려있다. 국내 삼성미술관 리움의 야외 공간과 신세계백화점 본관 옥상에 있는 거대한 청동 거미 조각 ‘마망’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거미는 새끼를 보호하며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를 상징한다.
그는 드로잉 작업도 꾸준히 선보여왔다. 양탄자 수선이 가업이었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양탄자 무늬 도안을 그렸던 그는 격자무늬와 원, 평행선 등을 소재로 드로잉 작업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자연과 모성, 여인 등의 구체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부르주아는 “꽃은 나에게 보내지 못하는 편지와도 같다. 이는 아버지를 향한 적개심도 사그라지게 한다”며 상처의 치유와 회복을 암시했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가 여는 네 번째 부르주아 개인전으로,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02)733-8449
김지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