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국내외 증시가 각종 악재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국가의 재정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중국에 이어 미국도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면서 증시가 휘청거렸다. 설 전후로 PIGS 사태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안착을 시도했으나, 미국의 재할인률 인상 소식에 다시 1,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기술적으로도 코스피지수 1,640선은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선이 걸쳐 있어, 추가 상승 시도가 이뤄질 경우 이 부근에서 강한 저항이 예상된다.
그만큼 대응하기 힘든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상에도 불구, 지난 주 미국 증시가 보합세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한국 증시의 급락은 미국 재할인률 인상에 과잉 반응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재할인률 인상은 시장 반응과 달리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금융위기로 초래된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벗어났다고 FRB가 확인해 준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FRB의 연방기금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시장 우려도 아직은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최근 달러화 강세가 진행 중이지만, 이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회복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FRB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주요 경제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실제로 설 이후 PIGS 국가를 비롯한 전세계 국가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락한 상황이다.
셋째 중국이 지준율을 추가로 인상했지만, 춘절 연휴 동안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해 중국 증시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수 1,600선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전의 12개월 예상 PER이 9.5배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유럽 사태 등이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스템 붕괴로 번지지 않는 한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설령 기업 이익 전망치가 10% 정도 과대 추정됐다고 가정하더라도 12개월 예상 PER은 여전히 10배 이하이기 때문에, 지수 1,600포인트 안팎에선 반등 시 매도보다 조정 시 매수 전략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만간 시장은 1,600포인트 진입을 재차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600선 진입과 안착이 쉽지는 않겠지만, 증시 여건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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