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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구글드'· '디지털 혁명의 미래'

입력
2010.02.2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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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올레타 지음ㆍ김우열 옮김/타임비즈 발행ㆍ528쪽ㆍ2만원

/고든 벨,짐 겜멜 지음ㆍ홍성준 옮김/청림출판 발행ㆍ356쪽ㆍ1만5,000원

세계 최강의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 그리고 웹 브라우저의 세계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 디지털 혁명을 선도해온 두 거인이다.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 둘은 서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기도 하다. 구글은 어떻게 지금의 위치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는 격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나. 이들이 열어갈 신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구글드> 와 <디지털 혁명의 미래> 는 이 흥미로운 질문에 아주 요긴한 답을 들려주는 책이다. <구글드> 는 베일에 가려진 구글의 내부를 면밀하게 분석한 최초의 책이다. 1998년 창립 이래 현재까지 구글의 역사와 독특한 기업문화, 성장 비결, 구글이 일으킨 혁명을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게 소개한다. 지은이 켄 올레타는 구글의 임직원, 경쟁사와 재계 인사 등 300여명을 심층 인터뷰해 이 책을 썼다.

<디지털 혁명의 미래> 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0년간 준비해온 '완전한 기억(Total Recall)' 프로젝트, 이른바 '마이라이프비츠(MyLifeBits)'의 진행 과정과 성과를 최초로 소개한다. 마이라이프비츠는 일생 동안 보고 듣고 행동한 모든 것을 전자기억으로 바꿔 저장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고든 벨과 짐 겜멜이 직접 썼다.

구글을 그동안 검색 엔진이나 일하기 좋은 천국 같은 회사 정도로 알았던 대부분의 독자들은 <구글드> 를 읽고 놀랄 것 같다. 구글은 지난 10년간 전세계에서 수집한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사업을 시작했고, UCC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인수했으며, 사상 최대의 전자도서관 구축에 나섰다. 무료 컴퓨터 운영체제인 크롬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도 내놨다. 구글은 이제 경탄을 넘어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 책의 제목 '구글드(Googled)'는 '구글 당하다' 또는 '구글이 만들어낸 가공할 변화'를 가리키는 용어다. 부제는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이다. "세계는 구글 당했다,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다"는 선언이다. 너무 강력해진 구글을 경계하는 눈길과 반발도 거세다.

특히 구글이 2008년 발표한 차세대 웹 브라우저 '크롬' 개발 계획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개인 컴퓨터에 기반을 둔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와 달리, 크롬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 세계 컴퓨터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클라우드 컴퓨팅' 체제다. 크롬을 쓰면 구글의 막대한 데이터와 구글이 개발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에 접속할 수 있다. 전 세계 컴퓨터의 70% 이상을 장악한 익스플로러가, 크롬으로 돌아가는 웹 플랫폼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강력한 도전에 맞서 마이크로소프도 10년 전부터 준비해온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 마이라이프비츠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마이라이프비츠 프로젝트는 '미래는 완전한 기억의 시대'라고 단언한다. 내 몸 안에 이식한 센서가 내 몸과 행동의 모든 기억과 정보를 기억해서 건강 관리를 해주고, 내가 죽은 후에도 나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 아바타가 후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어떤 기억도 사라지지 않고 기록될 테니, 법정 위증 같은 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한 미래가 멋진 신세계가 될지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게 대세이며, 그 물결을 타지 않는 자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진단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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