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키점프의 시몬 암만(28ㆍ스위스)은 별명이 '해리 포터'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을 닮은 외모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인간새' 암만이 또 한번의 마법을 부렸다. 지난 14일 노멀힐(K-95)에서 108m를 날아 금메달을 따낸 암몬은 21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라지힐(K-125)에서 144m를 비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도 노멀힐과 라지힐 금메달을 독식했던 암만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스키점프 개인 종목에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암만은 "저 위에 올라갈 때면 늘 불안하지만 마법같은 힘이 생기면서 멀리 날아갈 수 있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암만은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았다. 16살이던 97~98시즌 월드컵 시리즈에 처음 나선 암만은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진 무명에 가까웠다. 세계선수권은커녕 월드컵 우승 경력도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는 부상까지 당했다.
하지만 암만은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사상 최고의 이변을 일으키며 금메달을 따냈다. 암만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잠시 슬럼프에 빠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자신의 스키 바인딩이 규정 위반이라는 오스트리아의 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암만은 2번의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개인 종목 2관왕을 달성하는 새 역사를 썼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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