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열린책들이 매년 펴내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10년 판이 나왔다. 2008,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다.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은 물론이고 열린책들의 편집 원칙과 판면 디자인 원칙, 편집 제작의 기초까지 망라해 꼼꼼하게 정리했다. 부록으로 요즘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인 전자책에 대한 항목도 넣었다. 열린책들>
397쪽 분량에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으로 예쁘장하게 만들어진 이 책은 반갑고 고맙다. 책을 잘 만들려고 애쓰는 편집자들의 열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출판사는 자체 세미나를 꾸준히 하면서 토론하고 합의한 것을, 남들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매뉴얼로 펴내기 시작했다. 2008년 처음 나왔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 꼭 필요했던 책이라고들 했다. 3,000부씩 세 번 찍어 다 팔렸다. 2009년 판에는 개정 맞춤법과 FTA에 대비하는 저작권법에 관한 내용을 넣어 보강했다.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편집이 엉성하거나 교열 교정이 제대로 안 돼 오탈자와 비문이 난무하면 책으로선 하자 상품이다. 그런 책을 보면 짜증이 난다. 2007년에는 비룡소의 40권짜리 베스트셀러 <호기심 도서관> 시리즈, 그린비의 <자본주의 역사 강의> 등 몇몇 출판사가 오탈자나 오류가 많은 책을 스스로 거둬들인 예가 있다. 애써 만든 책을 폐기하고 다시 찍는 모습에 독자들은 해당 출판사들을 비난하기보다는 더 신뢰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호기심>
"저술은 인간이 하고, 편집은 신이 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한 말이다. 이번 2010년 판 뒷표지에 인쇄된 이 글귀는 편집의 중요성과 어려움, 편집자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편집자들에게 박수를.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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