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쏜 것이다."
한일강제병합 100년, 안중근 의사 순국 100년을 맞아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기 위해 장장 2,200km를 도보순례 중인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58)씨가 22일 오전 부산항에 도착한다.
데라시타씨는 지난해 12월25일 안 의사가 생전에 쓴 글씨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 보관된 일본 미야기현의 사찰 다이린지(大林寺)에서 대장정을 시작한 뒤, 2개월여 간 일본의 나가노, 히로시마, 시코쿠 등지를 돌며 매일 30~40km씩을 걷는 고행을 자처했다.
1952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20살 때 '일본에게 조선이란 무엇인가'하는 문제를 치열하게고민한 일본인 소설가 고바야시 마사루의 책 <쪽발이> 등을 읽으면서 역사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30년간 일본생활협동조합에서 평화운동 활동을 하면서 한반도의 가슴 아픈 역사를 알게 됐다고 한다. 쪽발이>
일본생협과 교류 중인 한국 ICOOP생협은 22일 오전8시30분께 부산항에서 환영회를 가진 후 그의 한국 순례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생협 관계자는 "데라시타씨를 격려하고 평화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부산-진주간 도보순례에 직원 300여명이 동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데라시타씨는 임진왜란의 흔적이 남아있는 진주성과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 광주와 순천, 아산, 천안을 거쳐 다음달 24일 서울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도착할 계획이다. 그는 서대문형무소와 한국정신대 문제대책협의회 등을 방문한 뒤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식(26일)에 참석한 후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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