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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中 코미디 대부' 은퇴 기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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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中 코미디 대부' 은퇴 기로에

입력
2010.02.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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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심형래'는 더 이상 사람들을 웃기지 않는다."

중국 코미디계의 대부로 연예계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자오번산(趙本山ㆍ53ㆍ사진)이 위기를 맞았다. 매년초 공전의 히트유행어를 만들어 중국을 웃음바다가 되게 하는 만담가로서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풀뿌리 예술(草根藝術)'인 만담극 얼런?(二人轉)의 1인자 자오는 지난주 말 방영된 중국중앙(CC)TV의 춘제(春節ㆍ설) 특집 프로그램인 춘제완후이(晩會)에서 졸속공연을 했다. 네티즌들은 그를 '최악의 만담가'로 뽑았고 "늙은 호랑이의 시대가 흘러갔다"는 지적과 함께 그는 불명예 은퇴의 기로에 섰다.

덜 떨어진 캐릭터와 어눌한 말투로 웃음을 자아내는 그의 만담은 지난해 금융위기 상황에서'부차찰(不差錢兒: 돈이 부족하지 않다는 뜻으로 속 빈 강정이 마치 알맹이가 대단한듯 거드름을 피우는 말투)'이란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춘제완후이에서 그는 극 전개와는 상관없이 포털사이트와 술 제품 홍보를 12차례나 하는 등 웃음보다는 간접광고에 열을 올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국수를 먹다 국수 속에 파리 2마리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한 기분"이라고 혹평했다.

이러한 비난 속에서도 그는 이제 무대 보다는 사업에서 새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21스지징지바오(21世紀經濟報)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랴오닝(遙寧)성 선양(瀋陽)을 중심으로 자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여 영화ㆍ드라마ㆍTV프로그램 제작은 물론 랴오닝 민간예술단과 랴오닝대 번산예술학원 운영까지 하고 있다. 지난달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하이난(海南)성에 극장과 영화제작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중국 동북지역 사투리를 이용한 만담을 앞세워 지난해 베이징 등 북방지역에 8개의 만담극장을 운영, 5,000만위안(8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는 만담극장을 중부내륙ㆍ남방지역에 확산시키기 위해 조만간 선전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만담 컬러링 사업과 아이돌 스타 양성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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