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 꽂혀있는 1,500여권의 인문ㆍ사회과학 도서는 객석을 추억의 시간으로 몰고 가기 족하다. 지난해 서점의 내부를 가감없이 재현한 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극단 드림플레이의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가 전용 극장으로 옮겨 23일부터 다시 관객을 만난다.
91학번 동기 4명이 ‘오늘의 책’이란 책방의 개업식에서 만난다. 대학시절 그들이 살다시피 했으나 이제는 적자로 폐업한 서점을, 한 친구가 같은 이름의 헌책방으로 되살렸다. 그들은 책을 뒤적이며 옛 시간 속으로 자연스레 빠져든다. 지난 시절의 감성으로 바라보는 이 시대의 문제도 펼쳐진다.
이번 무대는 옛 책방의 풍경에 더 다가선다.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대학로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대를 개방,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사는 것은 물론 가져온 책과 바꿔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배우와 스태프 등 극단측 사람들이 점원으로 나서 무대를 아예 헌책방으로 운영한다.
극장 안팎을 가르는 벽도 무너진다. 확보한 도서를 재판매 혹은 기증하는 등 책 소통의 거점으로도 거듭날 생각이다. 또 도서 판매수익의 1%를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에 기부, 어린이도서관 건립 사업에 보탤 예정이다. 극단측은 “책을 접하기 힘든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의 단초”라고 이번 무대의 의미를 말했다. 또 공연 후 관객들이 편지나 시를 소개하고 낭독하거나 관극 소감을 나누는 등 관극문화의 새 형식을 실험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새롭게 마련된 전용 극장인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무기한 계속된다. 김재엽 작ㆍ연출, 백운철 선명균 등 출연. (02)745-4566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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