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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 STX 실탄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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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 STX 실탄은 있나

입력
2010.02.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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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STX는 그간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성장해온 터라 이번에도 시장의 주목도는 상당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STX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STX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검토에 대해 "성공적인 해외사업 전개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강덕수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건설ㆍ플랜트ㆍ에너지ㆍ자원개발사업의 비중 확대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STX그룹은 계열사로 STX건설과 STX에너지 등이 있지만 현재 추진중인 100억달러 규모의 가나 주택사업이나 3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플랜트 프로젝트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판단을 해왔다.

대우건설의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상당한 인프라를 갖고 있고, 주택ㆍ플랜트ㆍ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있어 기술력과 사업능력을 겸비한 만큼 STX그룹에겐 욕심나는 매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실탄이다.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ㆍ해운업의 비중이 그룹 전체 매출의 90%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3조원대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3조5,000억원대인데다 당장은 전략적투자자(SI)로서 지분 15% 인수에 필요한 1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른 듯하다. 우선 그동안 추진해온 대규모 투자의 '그늘'이 아직 걷히지 않았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STX그룹은 2007~2009년 주력사인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으로부터 1조4,739억원을 조달해 세계2위 크루즈선 제조업체인 아커야즈를 인수한 뒤 STX유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조선산업 전반의 수요 감소로 STX유럽의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각각 1,693억원, 84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냈다.

2007년부터 총 17억6,400만달러를 들여 건설중인 중국 다롄 조선해양기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주회사인 ㈜STX와 STX조선해양 등이 7억2,600만달러를 감당하고 나머지는 국내 및 중국은행들의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차입으로 충당했는데, 7개 법인 중 5개가 지난해 1~3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핵심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STX는 계열사에 대한 투자 및 경기침체에 따른 순손실 등으로 2008년 말 4,605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9월 7,256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35%에서 210%로 증가했다. STX조선해양도 2007년 390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9월엔 9,482억원으로 불어났고,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371.2%에서 563.7%로 급상승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TX유럽과 중국 다롄기지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M&A에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조선업황이 뚜렷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M&A를 추진했다간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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