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0ㆍ고려대)가 지난해 양말 때문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아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구멍난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연아는 "스케이트를 신을 때 양말을 많이 당겨 신어 구멍이 많이 난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동반 금메달을 획득한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21ㆍ한국체대)의 양말 상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선수는 양말을 신지 않고 한국빙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맨발로 스케이트를 타는 이유는 0.0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모태범과 이상화를 지도한 윤의중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은 18일 "스피드스케이팅은 0.001초의 싸움이다. 전 세계 모든 선수들이 맨발로 레이스를 펼친다"면서 "양말을 신게 되면 스케이트 안에서 발이 미끄러지고 마찰력이 생겨 기록 단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 전 감독은 "양말을 신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발은 엉망이 된다"면서 "발가락이 빠지고 굳은살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스케이트와 발이 하나가 되기 위해 자신의 발을 석고로 본을 뜬 맞춤형 스케이트를 신는다. 스케이트 내부는 가죽으로 되어 있지만 맨발로 새 스케이트를 신으면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나기 마련. 이로 인해 선수들의 발은 만신창이가 된다.
스피드스케이팅과는 달리 쇼트트랙은 맨발로 타는 선수도, 양말을 신고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도 있다.
이윤숙 쇼트트랙 경기이사는 "예전에는 많은 선수들이 맨발로 탔지만 요즘은 양말을 신는 선수가 많다"면서 "현역 시절 이준호 선수가 맨발로 탔었다"고 말했다.
노우래 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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