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평화협상 대화에 응한 탈레반 2인자를 파키스탄이 체포해 버렸다?'
탈레반 2인자이자 총 군사령관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의 체포 배경을 두고 음모론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바라다르가 최근 미국 등 서방이 제안한 평화협상에 협조했던 인물이자 협상창구였다는 미군과 탈레반 관계자들의 발언을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바라다르의 체포는 쾌거가 아니라 미국,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정부간 미묘한 마찰의 결과물인 셈이다.
NYT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 관계자들은 몇 주 전부터 파키스탄이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상에서 소외된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아프간 전쟁에 있어서 미국과 공조해왔는데, 협상에서 제외되자 상당히 불쾌해 했다는 것.
바라다르가 탈레반 온건파로 미국 및 아프간 정부와 접촉하며 평화협상을 주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요원은 "우리 요원들이 바라다르 측근들과 접촉해왔다"며 "그의 체포는 '음식을 주는 손을 물어버린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바라다르 체포는 앞서 알려진 것과는 반대로 아프간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재'다.
그러나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바라다르 검거에 대해 "공동작전의 대성공"이라고 말하며 음모론을 공식 부인했다.
한편 바라다르에 이어 탈레반이 임명한 주지사 등 고위급 인사 2명도 파키스탄에서 열흘전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18일 모하마드 오마르 아프간 쿤두즈 주지사의 말을 인용, 바라다르가 이번에 잡힌 쿤두즈주와 바글란주의 탈레반 주지사 물라 압둘 살람과 물라 미르 모함마드와 긴밀한 관계였다며 검거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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