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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스라엘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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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스라엘 '급랭'

입력
2010.02.1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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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두바이 한 호텔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고위 간부 마무드 알바무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범죄에 영국인 여권을 위조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어 양국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암살단 중 6명이 실제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것처럼 위조된 여권을 갖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 영국은 분노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경찰에 모사드의 여권 위조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영국은 17일, 18일(현지시간) 연이어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경위를 설명토록 했고 24시간 내에 조사단을 두바이로 파견, 직접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다히 칼판 타밈 두바이 경찰청장은 살해 방식과 여권 위조 등 모사드가 과거에 사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며 "모사이가 배후라는걸 99%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바짝 긴장한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은 "모사드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을 뺐지만, 해외 암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않는(NCND)' 정책을 고수한다고 말해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좌파 메리츠당 자하바 갤론 전 의원은 "우리가 (영국인)여권 위조를 했다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멍청한 짓"이라고 혹평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가 18일 "최악의 경우 정보기관간 협력관계가 끊길 수 있다"는 현지 영국 대사관의 입장을 전하는 등 이스라엘 언론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스라엘 모사드와 영국 해외정보기관 MI6는 끈끈한 협력 관계에 있었으나 모사드가 1986년 이스라엘 핵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 납치에 영국인 여권을 도용하고 1987년 런던의 팔레스타인 만화가 암살에 개입,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1988년 런던 내 모사드 사무실을 폐쇄했다. 최근 양측은 이란의 콤에 있는 핵시설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시 가까워졌다.

한편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번 암살에 두 명의 여성을 포함해 18명이 가담했다고 영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또 암살된 알바무가 경호원 없이 두바이 호텔에 투숙한 것 자체가 모사드의 정교한 작전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알바무는 정보를 캐내려는 암살자들에게 전기고문 등을 당한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조달 책임자인 알바무의 두바이행은 이란 무기상과 만나기 위해서였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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