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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의총 밀어붙여"… 친박 "누구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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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의총 밀어붙여"… 친박 "누구 맘대로"

입력
2010.02.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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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가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 문제 등을 놓고 정면 대립하고 있다. 친이계가 당론 변경을 위해 의총 소집 등을 추진하자 친박계는 의총 불참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친이계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17일 강원도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내일(18일) 의총 소집을 요구하면 22일 의총을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당내 논의기구인 의총을 열지 않은 채 논의를 거부하거나 피해 가는 것은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몽준 대표는 "민주적으로, 차분하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은 18일 의총 소집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22일 대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친박계의 대응도 한층 격해지고 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 불참' 카드도 거론했다. 박근혜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의총은 감정의 골만 깊게 하는 무의미한 자리"라며 "나는 의총에 참석해 당론 변경의 부당성을 말하겠지만 불참 의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헌 의원은 "의총은 정해진 결론을 얻기 위한 요식 행위"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 "(지도부가) 청와대 갔다 온 다음 날부터 빨리 의총을 열자고 서두르는 것은 당이 청와대 지시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의원은 다만 "조직적으로 의총 불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선동 의원도 "의총에는 참여해 의견 개진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직적인 의총 보이콧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미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만큼 의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주류가 의총에서 표결을 시도할 경우에는 친박계가 투표에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이 주류는 의총 소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전여옥 의원은 "의총도 열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서로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심재철 의원은 "의총을 여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친이계는 특히 "의총에서 수정안이 부결되면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며 "당론이 변경되면 친박계도 따라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또 친이계 일부 의원들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당론 변경' 절차가 아닌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당론 형성'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는 당이 중심이 돼 결론을 내리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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