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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이란 "보복" 핵갈등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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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이란 "보복" 핵갈등 파국

입력
2010.02.1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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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핵무기 제작이 가능한 수준으로 우라늄을 고농축하는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이란 대 서방’의 대치국면이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1일 이란혁명 기념일을 전후해 핵 이슈에 있어 확연히 강경해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이란과 관련해 새로운 제재를 거론하는 외부세력은 이전과 다른 응답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 응답에는 반드시 (서방을) 후회하게 만들 무언가가 들어 있을 것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는 계속해서 서방이 제재를 추진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메시지이다. 더불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 나탄즈 지역에 기존 시설보다 5배 이상 효율이 높은 원심분리기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내비치며 은근히 이란의 핵 위력을 과시했다. AP통신은 “이란이 1.8톤 정도의 저농축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전량 고농축할 경우 핵무기 1기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며 이란의 핵 파워가 무시할 수준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들(이스라엘)이 봄이나 여름 중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며 자국 핵 시설을 겨냥한 서방의 폭격이 이뤄지면 언제라도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음을 간접 시사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이처럼 전쟁을 운운한 것에 대해 곧바로 “이란을 폭격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동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6일에도 “(핵을)평화적으로 사용한다는 이란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이란혁명수비대를 겨냥한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 이란과 서방의 껄끄러운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마저 “이란이 핵위협 국가가 된 만큼, 모든 해결책(무력 포함)이 동원될 수 있다”고 밝혀 자칫 무력충돌이 빚어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한편, 대이란 제재에 있어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미국, 프랑스와 함께 “이란의 우라늄 고농축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러시아가 이처럼 확연히 서방 쪽으로 자세를 돌림에 따라 새로운 이란 제재도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이란의 석유수출 봉쇄가 새 제재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최근 폭스 뉴스에 출연해 “이달 안에 매우 강경한 새 제재를 내놓기 위해서 워싱턴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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