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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콩팥 이식수술 3000례 달성 세브란스 병원 김순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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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콩팥 이식수술 3000례 달성 세브란스 병원 김순일 교수

입력
2010.02.1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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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가 1979년 4월 콩팥 이식수술을 시작한 이래 30년 10개월 만에 이식수술 3,000례를 달성했다.

아시아권 병원 중에서 단일기관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이식 후 생존률도 5년 생존율 93.6%, 10년 생존율 88.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이 5년 생존율 80.7%, 10년 생존율 88.6%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놀라운 성과의 중심에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김순일(54ㆍ사진)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가 있다. 김 교수는 12일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이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을 관리할 수 있는 최고 의료진들과 철저한 환자 관리 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기이식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장기 이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홍보 부족,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인 이식 법안의 제정 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에만 현재 722명의 환자가 콩팥 이식을 기다리는 중이며, 우리나라 전체에는 9,000여명의 환자가 콩팥 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해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는 261명에 불과해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뇌사자의 기증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김 교수는 "장기를 떼어 준 사람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장기 이식의 활성화를 가로막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장기 공여자는 수술 후 따로 약을 먹을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콩팥은 한 쪽을 떼어주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한다.

덧붙여 김 교수는 "이식수술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식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만 복용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반면, 투석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1주일에 3번씩 투석해야 해서 활동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콩팥 이식수술을 받은 뒤 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비용면에서도 이식을 받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50명과 콩팥이식을 받은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의료 비용을 분석한 결과, 첫해에는 두 경우 모두 3,000만원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팥이식을 받은 환자는 2년 후 929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 반면 혈액투석 환자는 2,500만원 수준으로 첫해와 비슷하다.

병원에서 김 교수는 '20분 대기조'로 통한다. 82년 세브란스병원 외과 전공의가 된 이래, 콜이 들어오면 재빨리 수술방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병원에서 20분 거리를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택도 병원에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이다.

사단법인 생명잇기 상임 이사장로도 활동하며 건전한 장기기증 문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는 김 교수는 "예전에는 수술 후 환자들이 고맙다고 하는 말을 당연하게 흘려 들었는데 이젠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이어주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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