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도전은 계속됩니다. 배 속의 아기가 발버둥을 쳐도, 의지할 동료 하나 없이 외로워도 올림픽 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17일(한국시간) 밴쿠버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캐나다 여자 컬링대표팀의 첫 경기 스위스전. 캐나다팀에서 유난히 배가 부른 선수가 눈에 띕니다. 후보선수로 출전한 크리스티 무어(31)가 그 주인공. 알고 보니 5개월이 조금 넘은 임신부라네요. 무어는 "8개월 정도는 돼야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어 보입니다.
'태양의 나라' 페루 국적인 로베르토 카르첼렌(40)의 고군분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7년 전 온라인 채팅을 통해 만난 미국인 여성과 결혼하면서 스키를 배우게 됐다죠. 시애틀 주민이 된 카르첼렌은 페루 역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개척자로 기록됐습니다. 16일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끝난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프리 경기 순위는 96명 중 94위. 내세우기 힘든 성적이지만, 간암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포함해 조국 페루 국민에게는 더 없는 자랑으로 기억되겠죠.
카르첼렌이 출전한 경기에는 에티오피아 대표로 나선 로벨 테클레마리암(36)도 뛰었습니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 에티오피아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나서 화제를 모았었죠. 9세 때부터 계속 미국에 살고 있지만, 그는 아직도 에티오피아어를 씁니다. 에티오피아스키연맹의 회장이자 유일한 등록선수인 테클레마리암은 이번 대회에서 카르첼렌보다 한 계단 높은 93위에 자리했습니다. 하지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건넬 감독도, 코치도, 동료도 없습니다. 선수단이 1명뿐인 나라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82개 나라 중 에티오피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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