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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대우건설 인수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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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대우건설 인수 의사

입력
2010.02.1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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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방정식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채권단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동안, 미국계 컨소시엄에 이어 STX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도 투자 의향을 언론에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최근 가장 의욕을 보이는 곳은 STX그룹. 이 그룹은 17일 "지난달부터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산업은행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다만 "대우건설 채권단과 FI간 협상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하며, 인수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TX그룹이 산은이 설립하는 사모펀드(PEF)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우건설 지분 15%(약 1조원)를 확보한 뒤, 장기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수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의 불안한 시선에도 불구, 최근 가나와 이라크 등지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한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10대그룹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이에 대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STX가 '제2의 금호'가 되지 않으려면 충분한 자금력과 건설사 경영능력, 기존 주력업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SI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동국제강과 STX 정도"라며 "대부분 SI는 경영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여러 대기업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이 SI 후보로 나선 만큼, 더 좋은 조건의 희망자가 나설 경우 산은이 재무적 고려 이외에도 전략적 판단을 내려 파트너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국계 TR아메리카컨소시엄(TRAC)도 독자 인수 가능성을 재타진하고 있다. TR아메리카는 최근 금융당국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조만간 고위 관계자가 방한해 채권단과 만날 계획이다. 산은은 그러나 "투자금과 인수 실체 등이 여전히 불확실해 구체적 계획을 제출하면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유성 산은 행장은 16일 내부회의에서 "최소한 이행보증금은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측은 "현재로서는 모두 원칙적인 검토 대상일 뿐"이라며 "산은 PEF는 채권단과 FI간 협상이 이달 안에 마무리되면, 3월 중 SI 등 투자자 모집과 실사를 진행해 이르면 6월까지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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