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수 있을까. 한때 ‘슈퍼 60석’을 허용하면서 어렵다고 여겨졌던 이런 시나리오가 민주당의 자중지란을 등에 업고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중도파의 리더인 에반 바이(인디애나) 의원이 유리한 선거환경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공화당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59석(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 포함), 공화당 41석인 상원은 중간선거에서 36석을 새로 뽑는다. 민주, 공화 똑같이 18석씩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지역은 각각 7개, 13개이고, 민주당이 우세하거나 다소 우세한 지역이 4개, 공화당 우세 3개, 접전이 9개이다. 공화당이 월등히 유리한 형세이다. 공화당이 과반수(51석)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공화당 의석 18석을 모두 다시 가져오고, 민주당에서 최소 10석을 빼앗는 등의 방법으로 모두 28석을 새로 얻어야 한다.
미 언론들은 아칸소 콜로라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켄터키 미주리 뉴햄프셔 오하이오 등을 접전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공화당이 해볼만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런 판단에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우선 네바다와 아칸소 등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에서 현 민주당 의원들이 심각한 민심 이탈을 겪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네바다) 조차 희망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건강보험 개혁 추진과정에서 진보세력의 지지를 잃은데다 실업 문제 등으로 집권당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탓이다. 노스다코타, 인디애나 등이 민주당 의원들이 은퇴해 공석이 되면서 뜻하지 않은 혼전지역으로 바뀐 것도 공화당에 호재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행정부로 가면서 내놓은 일리노이와 델라웨어에서도 공화당 후보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민주당이 갖고 있던 접전지역에서 7, 8곳을 가져오고,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욕 위스콘신 등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몇 군데 의외의 승리를 챙긴다면 공화당의 다수당 탈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존 순(사우스다코타) 의원은 “관건은 얼마나 좋은 후보를 내느냐에 달려있다”며 “그렇다면 캘리포니아나 워싱턴에서도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화당의 문제는 후보 선정작업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에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를 내세우려 하나 당내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고, 뉴욕과 위스콘신 등에서는 적절한 후보를 영입하지 못한 상태다. 뉴욕에서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이나 조지 파타키 전 주지사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둘 다 아직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다수당 탈환 가능성에 대해 “그들의 계산법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현재의 기류가 11월까지 그대로 간다는 보장이 없고, 또 공화당 의원들의 사퇴로 공석이 된 뉴햄프셔 켄터키 오하이오 미주리 등에서 한두개만 빼앗으면 다수당 싸움은 끝난다는 논리이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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