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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충무로 휴머니즘이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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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충무로 휴머니즘이 녹였다

입력
2010.02.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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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개봉한 ‘하모니’가 15일 200만 관객(이하 투자배급사 집계) 고지를 넘었다. 김윤진과 나문희 등이 주연한 이 영화는 합창단 활동으로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여자 죄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신인 감독(강대규)이 메가폰을 잡았고, 빅 스타도 없다. 남자영화가 득세하는 최근 충무로에서 여자들이 대거 등장한 이 영화의 흥행몰이는 작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6일까지 212만 8,000명이 극장을 찾았고, 300만 관객 동원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관계자는 “노래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내용이 구태의연해 보이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 관객들은 따스한 위안을 얻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인간적인’ 한국영화들이 흥행의 승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람들의 유대감을 앞세우며 관객들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영화 ‘하모니’와 ‘의형제’가 나란히 올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반면 최근 한국영화의 주류로 떠오른 스릴러와 코미디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용서는 없다’와 ‘주유소 습격사건 2’ 등이 관객 100만 안팎에 그치며 적자의 쓴 잔을 마셨다.

지난 4일 개봉한 ‘의형제’는 개봉 11일 만인 15일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국정원 전직 요원과 남파간첩의 기이한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송강호와 강동원이 출연, 기대를 모아왔다. ‘영화는 영화다’로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16일까지 270만명이 들었다. 16일 관객만 20만 4,000명으로 지난주 평일 평균 관객(14만 명)보다 6만명 가량 웃돌았다. 갈수록 관객이 느는 추세라 롱런의 조짐이 보인다.

‘의형제’의 ‘흥행 잭팟’은 영화 속에 묘사된 휴머니즘 덕을 적지 않게 봤다. 남북의 대치 상황이 부른 두 남자의 서로에 대한 의심이 의리로 발전하는 과정이 인간미를 한껏 풍긴다. ‘의형제’의 홍보사 영화인의 이명진 팀장은 “액션이 있고 코미디도 있는 영화지만 무엇보다 송강호의 인간미 묻어나는 역할에 대한 평이 좋다”고 말했다.

‘하모니’와 ‘의형제’는 인간성이 휘발될 힘든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극한의 처지에서 드러나는 인간미가 더욱 큰 공명을 주고 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여자교도소나 남북의 대치 속에선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부딪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로 믿음과 신뢰를 주고 받으며 만들어낸 감동이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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