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사이에 수 천만원이 오른 서울 지역의 전셋값이 부담된다면, 또 향후 시세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집을 골라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경기, 인천 등지에서 올해 입주가 이뤄지는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랜드마크 단지를 그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이들 지역의 입주 물량이 특히 많기 때문이다.
세입자라면 한꺼번에 쏟아지는 전세물량 덕분에 상대적으로 싼 값에 세를 구할 수 있고,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매머드급 대형 단지에 따라붙는 프리미엄을 챙길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단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규모 단지보다 인지도가 높아 같은 조건이라면 주변보다 거래가 활발해 환금성과 시세가 높으며, 호황기 때는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불황기에는 침체의 폭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런 조건을 갖춘 대표적 단지는 경기 서북권에서 GS건설과 벽산건설이 공동 시공중인 고양시 식사지구 ‘위시티’이다. 8월 입주 예정인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 모두 7,033가구에 달한다. 올해 입주 단지 중 최대 규모다.
고양국제고(가칭)를 비롯해 초ㆍ중ㆍ고교 5곳이 지구 안에 신설되고, 단지 인근에 동국대 의생명과학 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과 신동아건설이 조성중인 인근 덕이지구도 연말이면 3,316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파주 지역에서도 입주 예정인 대단지가 꽤 많은데, 교하 운정지구에서는 삼부르네상스 1,390가구(7월)가 입주를 시작하며, 8월에는 벽산ㆍ한라아파트 1,145가구가 집주인을 맞이할 예정이다.
판교, 산본, 용인, 안성 등 경기 남부권에서도 입주 물량이 풍성하다. 판교 신도시에서는 7월중 산운마을 13단지 1,396가구가 준공될 예정으로, 서울 강남권과 분당 지역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4월부터는 용인에서 대규모 입주 릴레이가 이어진다. 동부건설이 4월 신봉동에서 ‘센트레빌’ 1,462가구의 입주를 시작으로 5월에는 동천동 삼성 ‘래미안’ 2,393가구, 성복동 현대 ‘힐스테이트’ 1,512가구 등이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오산에서는 양산동 대림 ‘세마e편한세상’ 1,646가구가 이달 말 완공돼 집주인을 맞을 예정이며, 화성 동탄 신도시에서는 주상복합아파트인 ‘메타폴리스’(1,266가구)가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에서도 대형 단지들의 입주가 예정돼 있지만 대체로 강북 뉴타운 인근에 몰려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다. 은평 뉴타운 2지구 2,440가구가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가운데 올 8~10월에는 은평 뉴타운 3지구 2,414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강북구 미아 뉴타운에서는 래미안1차 1,247가구와 래미안2차 1,330가구가 5월 준공 예정이며, 길음 뉴타운 래미안8단지 1,617가구는 6월에, 불광동 ‘북한산 힐스테이트3차’ 1,322가구는 8월에 각각 집주인을 맞게 된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 매머드급 단지를 고르는 것이 향후 환금성이나 시세를 어느 정도 보장 받는데 유리할 수 있다”며 “특히 입주 초기에는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져 매매나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때를 기회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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