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로 나올 수 없는 게 바로 금메달이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위를 차지한 이상화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도 분명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윤성원 박사는 꾸준한 '파워 향상'을 보여온 이상화가 500m에서 최적의 파워를 발산할 수 있는 '완벽한 신체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윤성원 박사는 2007년 1월부터 스피드스케이팅팀의 체력 측정 등으로 선수들의 파워를 향상시키는 훈련을 권장해왔다. 파워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윈게이트(Wingate). 무산소성 파워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윈게이트는 30초간 자전거를 이용, 최대 페달링 운동을 할 때 발휘되는 파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피크파워와 평균파워를 구분해 측정되는 이 방법으로 선수들의 '파워능력치'를 가늠할 수 있다. 윤 박사는 "피크파워는 순간적으로 발휘되는 파워로 스타트 출발에 유리한 수치다. 평균파워의 경우 중간질주 이후 마지막 스퍼트에서 스피드를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화의 피크파워와 평균파워의 데이터는 2007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2007년 1월 체중당 피크파워와 평균파워는 각각 7.08watt와 6.09watt. 여자선수는 무산소성 파워 측정 시 피크파워 7.5watt 이상, 평균파워 6.09watt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이상화의 파워수치는 2007년까진 보통이었다. 하지만 2008년 1월에는 상위 클래스에 접어들었다. 피크파워 7.75watt, 평균파워 6.09watt를 기록한 것.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근래인 2009년 5월에 측정한 이상화의 수치는 피크파워 7.98watt, 평균파워 6.95watt로 세계 최정상급에 해당됐다. 윤 박사는 "보통 피크파워의 경우 8watt대가 남자 선수에 해당한다. 이상화의 경우 피크파워와 평균파워 모두 월등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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