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캐피탈이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시중은행이 잇따라 진출을 선언,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8일부터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인 ‘신한 마이카 대출’을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시중은행이 자동차 할부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우리은행도 다음달 비슷한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기존 업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간 1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시장은 완성차 시장의 80%를 점유한 현대ㆍ기아차의 후광 아래 현대캐피탈이 부동의 1위(점유율 70% 이상)를 차지하고, 나머지 30% 가량을 우리파이낸스와 아주캐피탈,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이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금리 경쟁력을 내세워 공략에 나선다면, 소규모 할부금융 업체는 물론이고 1위인 현대캐피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한 마이카 대출의 금리는 연 7.38~8.12% 수준인 반면, 할부금융 업계 기존 상품의 금리(취급 수수료 포함)는 연 11~13%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금리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향후 1년 내에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시중은행의 시도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캐피탈 등 기존 업체들이 이미 특별판매 명목으로 연 6%대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다가, 이용 편의에서 카드사와 캐피탈 업체의 우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업게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5등급 이상 고객만 이용할 수 있으나, 할부금융업계는 등급에 구애 받지 않으며 자동차 매장에서 바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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