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년간 당ㆍ정ㆍ군의 일부 기관을 통ㆍ폐합하거나 역할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17일 발간한 ‘2010 북한권력기구도’를 통해 “북한이 노동당 내 전문부서 수를 21개에서 18개로 축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대남ㆍ해외공작 업무를 수행해 오던 35호실과 작전부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으로 통합돼, 정찰총국으로 확대ㆍ개편됐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38호실의 기능을 39호실이 흡수ㆍ통합했고, 당 대외연락부는 225부로 명칭을 바꿔 내각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지난해 6월부터 활동을 재개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가 부장으로 있는 당 경공업부는 복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신설 이후 남측의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 왔던 ‘남조선 국보법 철폐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기구도에서 빠진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단체의 최근 활동이 전무해 없어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종전과 달리 북한 권력기관간 상하관계를 설명한 권력체계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엔 국방위원회를 조선노동당의 지도를 받는 하부 기관으로 명시했지만, 2010년 판엔 별도의 체계도 없이 노동당과 국방위를 나란히 배치했다. 북한이 지난해 4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국방위를 최고권력기관으로 규정한 점을 의식한 결과다. 한 당국자는 “북한에 당과 국가기구간 관계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김 위원장이 당ㆍ정ㆍ군 주요 기관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서열관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김영일 내각 총리가 16일 김 위원장의 68회 생일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주목된다. 일각에선 김 총리가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최근까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왕성하게 수행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 퇴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김 총리가 15일 세르비아 수상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