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누가 그랬나/ 솔직·당당 '성인돌'의 잔치는 지금 시작인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누가 그랬나/ 솔직·당당 '성인돌'의 잔치는 지금 시작인걸

입력
2010.02.18 00:10
0 0

30대 여성 가수 '성인돌'이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애프터스쿨의 가희(31),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30)가 그 주인공이다. 여가수의 경우 20대 중반을 넘기면 인기가 수그러들기 마련이던 국내 풍토에서 이들은 오히려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가희는 지난해 서른 살 나이에 데뷔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들의 강점은 무엇보다 실력이다. 무대에서 보는 이들의 모습은 30대가 아니다. MBC '음악중심'의 유호철 PD는 "토크쇼에서 나르샤와 가희의 실제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적인 활동이 좋기 때문에 많은 그룹들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는 소속사도 같은 입장이다. 가희의 소속사인 플레디스 정해창 이사는 "가희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애프터스쿨 멤버에서 제외할 것을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서 "워낙 갖고 있는 재능과 끼가 탁월해서 나이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댄스 가수의 춤 선생'으로 불릴 만큼 파워풀한 댄스와 섹시함, 풍부한 감성에서 우러나오는 표정 연기를 가희의 강점으로 꼽았다. 나르샤의 소속사인 내가네트워크 강종완 실장은 "2006년 데뷔할 때부터 뛰어났던 음악적인 감성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면서 "가수로서 나이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이 갖는 완숙미는 걸 그룹의 완성도까지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그룹의 유이와 가인이 각각 청순한 섹시미를 내세운다면 가희와 나르샤는 완숙한 섹시미로 그룹의 완성도를 높인다"면서 "이들 그룹이 다양한 연령대에 어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가수로서의 실력이 이들을 걸 그룹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면 토크쇼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자신만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공개하자마자 이들의 인기는 수직 상승 중이다.

나르샤는 최근 SBS 토크쇼 '강심장'에서 "사실은 1983년생이 아니라 1981년생이다. 키도 프로필에 나와 있는 163㎝가 아닌 158㎝"라고 털어놨다. 나이를 한두 살 낮추거나 굽 높은 신발을 벗어야 하는 식당에는 절대로 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연예계의 '여가수 보호 시스템'에서 폭탄 발언을 한 셈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솔직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최고령 아이돌"이라고 스스럼없이 밝힌 가희도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섰다. 지난 2일 방송된 '강심장' 녹화 중 의자 팔걸이에 몸을 기대고 코까지 골면서 졸았지만 비난은 고사하고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연출자인 박상혁 PD는 가희의 조는 모습에 '숙면 가희' '최고령 아이돌이라 체력이 달리는 듯'이라는 자막을 넣어 재미를 더했다.

박 PD는 "만들어진 이미지보다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활동하고자 하는 성인돌의 특성이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춤, 노래, 끼를 보면 아이돌이면서도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부족한 풍부한 경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진 것이 이들의 강점"이라며 "10~20대 아이돌과 40~50대 (아)저씨-(아)줌마테이너의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