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장, 고법원장 퇴임식서 송별사해 눈길
이태운(62ㆍ사시16회) 전 서울고등법원장 퇴임식에 한상대(51ㆍ사시23회) 서울고검장이 참석해 송별사를 읽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원장 퇴임식에 검사장이 참례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 더욱이 이 행사는 시국사건 무죄 판결로 법원과 검찰 갈등이 정점을 치닫던 지난 5일 열렸다.
한 고검장은 A4용지 두 장 분량의 송별사에서 이 전 원장을 "법조계의 거목이자 재조의 큰 어른"이라면서 "원로들의 경륜과 혜안이 절실한 이 때 떠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 고검장은 이어 "명경지수와 같은 공정함과 불의에 대한 단호함은 모든 법조인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소명을 일깨워 주는 나침반이었다"고 이 전 원장을 회고했다.
이날 한 고검장의 특별한 송별사는 이 전 원장이 직접 부탁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두 사람은 지연이나 학연도 없고 나이 차이도 11살이나 되지만, 두 번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한 고검장은 광주고검 차장검사이던 2006년 당시 광주고법원장이던 이 전 원장과 1년 동안 옆 건물에서 근무했다.
당시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각각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전고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고검장과 서울고법원장으로 다시 만났다. 법조계 한 인사는 "법원과 검찰이 서로 벽을 쌓고 교류하지 않아 갈등이 생기고 있다"면서 "후배들은 이런 만남과 교류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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