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일색이던 빙상 종목에서 빙속 금메달이 잇따라 쏟아진 것은 삼성그룹의 체계적인 지원도 한 몫 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재계와 체육계에 따르면 삼성은 박성인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이 1997년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 취임한 이후 14년째 줄곧 빙상연맹을 지원하고 있다.
박 단장은 1978년 제일모직 탁구단 창단시 총감독을 맡으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탁구협회와 레슬링협회 부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에 이어 현재 대한체육회 이사에 오르기까지 30년 이상 삼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 측이 그간 빙상연맹에 지원한 금액은 1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 해외 전지훈련과 일류 코치 영입 등이 가능했다는 것이 재계와 체육계의 해석이다.
삼성은 이밖에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승마 등 하계올림픽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종목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제일모직 탁구단 창단 때 "자질 있는 어린 선수를 뽑아, 10년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당시 이건희 그룹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전국을 돌며 선수선발에 나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제일모직은 이를 통해 당시 중학교 2학년생이던 양영자를 발굴했고, 양영자는 88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로 이에 화답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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