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페라앙상블이 3월 4~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바로크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공연한다. 제12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의 개막을 알릴 무대이기도 하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글룩이 그리스 신화 속 신과 인간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이번 무대에서 서울 한복판으로 이사했다.
서울의 새벽 2시 한 지하철 역. 차가 끊긴 이 곳에 한 여인의 넋이 출현한다. 세상을 뜬 에우리디체다. 아내였던 그녀를 그리워하던 오르페오가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지상에서 못다한 슬픈 인연이 이뤄진다. 그리스 비극이 21세기 한국으로 오는 순간이다. 지하철을 상징하는 현대적 무대 장치 속에서 연주자는 피아노용으로 편곡된 악보를 보고 공연 내내 전자 악기 엘렉톤을 연주한다.
연출가 장수동이 이끄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은 신작 오페라 상연을 목표로 16년째 활동해 오고 있다. 지난 2001년 공연한 '서울 + 라보엠'은 CNN을 통해 세계에 소개됐다. 또 지난 2007년 공연한 '리골레토'는 제1회 오페라 대상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장수동이 연출했다. 오르페오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란희 정수연 서은진이, 에우리디체 역은 소프라노 이효진 정꽃님 김주연이, 사랑의 신 아모르 역은 테너 장신권 등이 맡는다. 지휘는 정금련.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는 이 무대가 끝난 뒤 리오네오페라단과 시흥오페라단이 공동 제작한 하이라이트 모음 '오페라속의 오페라'(3월 11~14일),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의 하이라이트 공연 '빠르골레지 축제'(18~21일)의 순서로 이어진다. (02)741-7389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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