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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첫 한의학 박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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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첫 한의학 박사 탄생

입력
2010.02.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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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첫 한의학 박사가 나왔다. 주인공은 경기 성남시에서 묘향산 한의원을 운영하는 박수현(44) 원장. 박 원장은 한약재인 청피(귤껍질)와 지골피(구기자 뿌리 껍질)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에 대한 논문으로 오는 23일 경원대학교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박 원장은 지난 2001년 탈북자 가운데 1호 한의사란 영예를 안았다.

남부럽지 않은 한의사가 박사학위에 도전한 이유는 단순하다. 더 좋은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다.

박 원장은 “한의학은 믿음의 의학"이라며 "환자에게 더욱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나 먼저 공부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이기에 난관도 있었다. 북한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영어가 발목을 잡았다. 석사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영어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혼자만 계속 떨어졌다. 결국 석사 과정을 시작한 지 5년만인 2007년에야 영어시험의 벽을 넘어 학위를 받을 수 있었고, 박사까지 오게 됐다. 박 원장은 “박사학위를 받게 되니 처음 한의사가 됐을 때만큼 기쁘다”며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에 초심을 잃지 않고 베푸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1993년 10월 홀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부모와 형제들은 5년 뒤인 1998년 탈북해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 4형제 중 둘째인 박 원장 외 막내 동생도 양주시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최근 한의대를 졸업한 셋째 동생 역시 한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어 탈북 삼형제 한의사 탄생도 멀지 않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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