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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걸린 연인, 내가 안락사 시켰다" BBC 다큐 제작자 TV서 고백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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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걸린 연인, 내가 안락사 시켰다" BBC 다큐 제작자 TV서 고백 파문

입력
2010.02.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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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수년 전 에이즈에 걸린 자신의 동성 연인을 베개로 질식사시켰다고 고백해 논란이 불거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 고슬링씨는 15일 자신이 진행하는 'BBC 이스트 미들랜드 인사이드 아웃 쇼'에서 "사랑했던 애인의 고통을 지켜보기 힘들어 죽음을 도왔다"고 고백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죽음과 장례식 등을 미리 지켜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슬링씨는 "어느 여름 오후 병원에서 의사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나는 의사에게 잠시 나가 달라고 부탁한 후 베개를 들어 그가 사망할 때까지 얼굴을 덮었다"고 고백했다.

고슬링씨는 "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숨을 거둘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백하게 됐다"고 발언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한 행동에 전혀 후회가 없다. 나는 옳은 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라프는 "안락사 관련 법률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BBC가 이 프로그램을 방영해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1961년 제정된 '자살방지법'에 의해 죽음을 돕거나 방조할 경우 최대 14년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100명 이상의 영국인이 자살 방조 관련 법이 허술한 데다 귀국 후에는 기소까지 면제받을 수 있는 스위스의 안락사 지정병원 디그니타스로 환자를 데려가 안락사를 실행한 것으로 밝혀져, 법 실효성과 함께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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